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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 중동에서 이룬 여성 정치 참여 개가
2009-07-27 10:50:34
허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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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라에서 여성의 힘이 신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을 본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방자치 선거를 2년 뒤로 미룬 결정이 그러한 한 예라 할 수 있다.
사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결정의 단초는 쿠웨이트가 제공했다. 지난 2009년 5월 17일 쿠웨이트의 의회선거에서 네 명의 쿠웨이트 여성들이 당선되는 개가를 올렸다. 이번 승리는 특히 오랫동안 여성의 투표권을 반대했던 이슬람 근본주의 의원들의 낙선으로 더욱 빛났다.
쿠웨이트 의회 선거 결과가 발표된 직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지역 주민들이 지역 자치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한다는 명목으로 지방자치 의원의 재임기간을 2년 늘리는 결정을 전격적으로 내렸다. 여러 지역 활동가들에 의해 허울만 있고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방의회는 지난 2005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한다며 서둘러 내놓은 작품이었다. 당시 다섯 명의 여성들이 의회 의원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지만 강경 이슬람주의 성직자들의 반대로 여성의 의회 진출이 좌절되었다.
그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과 지지자들은 여권(女權) 신장에 우호적인 압둘라(Abdullah) 국왕이 2009년 10월 실시되는 선거에서 여성들에게 피선거권을 허용할 것으로 기대해 왔다. 따라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보수 무슬림들이 네 명 여성의 쿠웨이트 의회 진출을 바라보며 얼마나 긴장을 했을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라피(Salafi)파 무슬림들만큼이나 쿠웨이트 의회의 강경 이슬람주의 의원들도 여성의 정치 참여를 오랫동안 저지해 왔지만, 결국 지난 2005년 쿠웨이트 여성들의 정치 참여 권리가 인정되었다. 하지만 이후 있었던 두 번의 선거에서 여성의 의회 진출 염원은 이루어 지지 않았다.
여성들은 정당의 공천도 받지 못했고 그들을 위해 할당된 의석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계속 고군분투하여 마침내 지난 2009년 5월 선거에서 4명의 당선자를 내놓으며 쿠웨이트 국민들의 보수적인 선거 성향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또한 쿠웨이트 국민들은 쿠웨이트 사회를 통제하려는 이슬람주의자들의 의도를 거부하며 이슬람주의 정당에 8개의 의석을 잃는 패배를 안겨 주었다. 이슬람주의 정당들은 대학내의 남녀 공학을 금지시키고 대중 오락을 제한시키는 정책들을 펼쳐왔으며 쿠웨이트 사회에 이슬람 율법을 적용시키려 노력해 왔다.
이슬람주의자들이 무슬림 국가를 이끌어 나가기를 모든 무슬림들이 원할 것이라는 생각은 과장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무슬림들도 다른 종교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선택권을 갖고 싶어한다.
이슬람주의자들이 독재자를 대신할 유일한 대안인 상황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겠지만, 쿠웨이트의 경우 선택권이 주어지자 쿠웨이트 국민들은 불과 4년 전에는 정치 참여의 권리마저 주어지지 않았던 여성들을 의원으로 선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쿠웨이트처럼 자국의 여성들이 선거에서 여성들을 선택하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수많은 쿠웨이트 남성과 여성들은 이라크 군인이 휘두르는 폭력을 피해 차를 몰고 이웃나라인 사우디아라비아로 피신했다.
당시 47명의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쿠웨이트 난민들을 호송하는 차를 운전함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운전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 이들은 이슬람 성직자들로부터 창녀라는 비난을 받았고, 정부로부터는 2년간 직업을 갖지 못하는 벌과 함께 여권도 압수당했었다.
오늘날 세계 대부분의 차량에 석유를 제공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에서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의 운전을 금지하고 있다. 아직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이 선거를 할 수 없으며, 선거에 출마할 수 도 없다.
그러나 쿠웨이트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누른 무슬림 여성들은 결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이기게 될 것이다. 용감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전체 인터넷 블로그의 절반 이상을 운영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점점 높이고 있고, 비공식 농구와 축구 경기에 참여함으로써 여성의 대중 스포츠 경기 참여 금지 규정을 보란 듯이 무시하고 있다.
1990년 운전 금지 규정을 어겼던 여성들이 받았던 조치와 마찬가지로 지금의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의 여권 신장 노력을 향한 강경 무슬림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2009년 초 압둘라 국왕이 처음으로 첫 여성 고위 공무원을 임명하자 보수 이슬람 성직자들은 여성의 언론 노출 금지 조치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러한 강경 이슬람주의자들의 요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국제 사회에서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지난 2009년 5월에 열린 한 국제 세미나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어느 판사가 남편이 낭비벽이 있는 아내를 때리는 것이 괜찮다는 발언을 했다. 판사가 이러한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는 것은 힘든 일이다.
쿠웨이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이 인구의 대다수가 무슬림인 나라이다. 이슬람의 대변인임을 자처하는 이슬람 성직자들이 여성의 정치 참여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이는 상황에서 새롭게 당선된 쿠웨이트의 여성 의원들은 무슬림 여성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무슬림 사회에 증명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다.
(출처: International Herald Tribune, 2009년 6월 2일,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6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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